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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가을 , 추억, 사랑

Pryous_jiny 2020. 10. 2. 10:03

안녕하세요!

GuMe 라디오 일일 DJ mJ입니다.

요즘 날이 많이 추워졌죠?

더위때문에 힘들어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이 왔네요.

여러분은 가을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누군가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책읽기 좋은 계절이라고도 하죠.

여러모로 가을은 여유롭고 편안한 계절인것 같습니다.

오늘 읽어드릴 사연은요, 이런 잔잔한 가을에 딱 어울리는 사연입니다.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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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갓 대학교에 발을 들인 20학번 새내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정말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단풍들을 생각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저에게 가을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그런 기억이요!

학창시절의 사랑은 쌍방이든 아니든 다들 한번쯤 경험해보셨을 것 같아요.

그 특유의 풋풋함이 어쩌면 나중에 추억이 될 수도, 흑역사가 될 수도 있겠지만요!

저는 오늘 순수했던 그때의 첫사랑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학교는 -지방에 있지만 -주변에서 나름 공부를 잘한다고 유명한 학교였어요.

그 학교에 당당히 입학해서 제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하다보니 힘들기도 했지만, 차츰 올라가는 성적을 보며 뿌듯한 감정이 더 컸어요.

결국 2학년 1학기 여름방학식날 각 과목의 1등에게 수여한다는 과목 우수상을 제가 2과목이나 받게 되었답니다.

시상식 날이 되었고 제 이름이 당당히 불리는 걸 들으며 다른 과목에서는 누가 올라갈까 상상을 하고 있는데...!

국어, 김철수, 영어, 김철수, 화학, 김철수, 물리, 김철수... 나머지 6과목에서 한사람의 이름만이 불리더라구요.

공부를 잘한다고 유명하기는 했지만 그정도라고? 갑자기 그 애에 대한 호기심이 확 일기 시작했어요. 그

렇게 단상 위에 2명이 올라갔고 그 애를 처음 본 순간 제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진부하다고도 할 수 있는 제 짝사랑의 시작이었어요.

하지만 딱히 이렇다할 접점이 없었고, 결국 저는 문제를 물어보고 싶다는 핑계를 대고 그 애를 찾아갔어요.

그 애에게는 미안하지만 설명따윈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저 같이 있다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더라구요.

하지만 이것도 오래가진 못했죠.

그렇게 관계의 진전없이 시간은 흘러가기만 했고 저는 그 애에대한 마음을 차차 접기 시작했어요.

긴 짝사랑은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던 어느날 제가 쓰레기 분리수거 당번인지라 청소시간에 쓰레기를 버리러 분리수거장으로 가고 있었어요.

그날따라 쓰레기통에 쓰레기가 많더라구요.

양 손에 하나씩 들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한 손이 확 가벼워지는 거예요.

깜짝놀라 뭔가 싶어서 옆을 보니, 이럴수가!

"안녕?"

그 애가 한 손엔 제 쓰레기통을 들고 인사를 하는, 그런 믿기 힘든 풍경이 펼쳐져 있었어요.

처음엔 믿을 수 없었죠.

그 이후로 말도 잘 하지 못했던 사인데...!

얼떨결에 대답을 하니 그 애가 다시 물어왔어요.

왜 요즘은 질문하러 안오냐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정말 꿈만 같더라구요.

그 순간 드라마틱하게도 붉게 물든 낙엽하나가 바람에 휘날리다 쓰레기통 안으로 살포시 들어왔어요.

저랑 그 애가 들고 있던 그 통 안으로요.

웃긴 장면도 하나 없었는데,

누가 먼저 뭐라 할것 없이 둘 다 웃음이 터져 버려서,

한참 웃다 같이 쓰러게를 버리고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다 들어왔었어요.

그 기억이, 그 분위기가 참 아름다워서 아직 낙엽을 보면 그 때 생각이 나요.

물론, 그 애와 저는 그냥 친구로 남았어요.

곧 고3이기도 했고,

둘 다 연인보단 친구로 오랫동안 남는 것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였어요.

저는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답니다. 그래도 가을만 되면 그 때의 장면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

제 가을을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어 준 그 친구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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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말 사연자분의 말처럼 아름다운 사연이었어요!

꼭 짝사랑의 끝이 연애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행복하게 끝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때의 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겠지만,

그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면서 사연자분의 매 가을이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엔씨아의 '기억날 그날이 와도'라는 노래를 추천드리면서 오늘의 GuMe라디오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긴 사연을 들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하고요,

우리 모두 행복한 가을을 보내길 기원합니다.

이상 DJ mJ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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